올봄 개화시기가 예년보다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청춘남녀의 가슴은 벌써부터 두근거리고 있다.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벌써 때 이른 산수유 꽃망울이 터졌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올봄 화려한 봄꽃 속에서의 '과속스캔들(?)'을 우려하는 이들이 많다.
수도권에서 드물게 봄꽃을 매개로 축제를 여는 곳이 있어 화제다. 특히 '봄의 전령'인 산수유꽃의 집단군락지를 수도권에서 맘껏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이 생겼다.
바로 경기도 이천의 '산수유마을'이다. 이천은 오래전부터 쌀과 도자기, 온천의 고장으로 유명하지만 봄꽃의 대명사인 '산수유꽃'의 군락지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 노란색의 향연, '백사 산수유마을'
노란 산수유꽃이 군락을 이룬 곳은 이천시 백사면 송말리, 도립리, 경사리 일대. 일명 '백사 산수유마을'이다. 이곳은 지리산 만복대 자락의 전남 구례군 산동마을과 더불어 산수유꽃 감상 여행지로 10여년 전부터 이름나기 시작했다.
전남 구례의 산수유꽃이 은은하다면 이천 백사 산수유꽃은 흐드러졌다. 송말리, 도립리, 경사리 일대에서 자라고 있는 산수유나무는 줄잡아 1만2000여 그루. 꽃송이를 하나하나 뜯어보면 크기가 1cm도 안돼 가냘프기 짝이 없지만 수백 그루씩 무리지어 한꺼번에 꽃피는 모습은 여행객들에게 그 노란 색상만큼이나 진한 감동을 선사한다.
매년 3월말에서 4월초면 노란 산수유꽃이 만발하고, 11월에는 선홍색 산수유열매가 한 폭의 수채화처럼 온 마을을 뒤덮고 있어 봄.가을로 매혹적인 정경을 화폭에 담으려는 화가와 연인은 물론 가족단위 관광객들의 형형색색 옷빛깔들로 아름다운 물결을 이룬다.
◆ 봄의 여신 '산수유 축제'와 함께 오다
백사산수유마을에서는 다음달 3일부터 5일까지 3일간 산수유 축제가 펼쳐진다. 올해로 10년째다.
이천백사산수유꽃축제는 도자기축제, 장호원복숭아축제, 쌀문화축제와 더불어 지역4대축제로 불릴 만큼 인기가 높다. 또 산수유마을은 축제기간을 전후해서 매년 10~20만명의 인파가 꾸준히 찾는 명소다.
송준의 백사산수유꽃축제추진위원장은 "봄의 상징인 산수유꽃을 주제로 다양한 체험형 프로그램을 많이 준비했고, 아이들과 함께 오는 가족단위 나들이객을 위해 산수유마을의 자연생태를 그대로 체험 할 수 있도록 행사장 동선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축제 주요프로그램은 연인 및 가족단위 관람객을 위한 자연관찰장, 사진전시회, 추억의 엽서보내기, 전통혼례, 두부만들기, 산수유비누만들기, 투호.그네.널뛰기 등 전통놀이, 버들피리 만들기, 천연염색체험, 무료가훈써주기, 수지침시술, 밸리댄스, 태권무, 사물놀이, 락밴드, 비보이힙합댄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공연이 준비됐다.
◆ 주변 유적, 이천쌀밥도 놓치지 마세요!
500년 이상 된 느티나무 6그루가 호위하고 있는 육괴정도 볼만하다. 약 500년전 조선 중종 때 기묘사화(1519년)로 개혁파인 조광조가 죽임을 당하자 그를 따르던 엄용순이라는 선비가 이 도립리 마을로 숨어들어 뜻을 같이한 성두문, 오경, 임정신, 김안국과 함께 육괴정이라는 정자를 짓고 6그루의 느티나무와 함께 산수유나무를 심은 것이 오늘날 산수유 마을이다.
산수유마을 주변으로는 천연기념물 반룡송과 백송, 그리고 신둔 도예촌, 설봉공원, 이천온천 등 관광자원이 풍부하다. 마을에서 이포방면으로 5분정도 가면 마치 용트림을 하듯 기묘한 형상을 하고 있는 2m 높이의 소나무가 있는데 이 소나무가 천연기념물 381호 반룡송이다. 반대편 신둔 방향으로는 전국에서 여섯 그루 밖에 없다는 하얀 껍질(표피)의 백송(천연기념물 283호)도 있다.
산수유 마을로 들어가는 길목(신둔면 수광리)에는 해강도자미술관과 함께 도예촌이 있으며, 2001년 세계도자기엑스포 이후 세계적인 도자관광지로 부상한 설봉공원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이천설봉공원에서는 오는 4월25일부터 5월24일까지 30일간 제5회 세계도자비엔날레와 제23회 이천도자기축제가 열린다.
이천까지 와서 온천과 쌀밥을 먹지 않고 가면 뭔가 허전하다. 미란다호텔온천(633-2001), 테르메덴온천(645-2000)이 있고, '이천쌀밥'으로 진정한 쌀밥의 묘미도 느낄 수 있다. 서이천나들목 방향의 3번국도변에 모여 있는 이천쌀밥집에 들러 보쌈, 참게장, 나물류 등 계절에 따라 나오는 맛깔스런 20여 가지의 반찬과 구수한 숭늉을 곁들인 돌솥밥으로 배를 채우면 옛날 임금님도 부럽지가 않다.
◆ 자연이 준 영약, 산수유 열매
산수유는 대개 3월 중순 이후 꽃이 피기 시작해 3월말, 4월 초순을 전후해 절정을 이루고 11월이면 빨간 열매를 맺는다. 한약재인 보혈간음제로 쓰이는 산수유는 간과 신장을 보호하며 몸을 단단하게 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어 정력제로도 효과가 있다. 특히 산수유의 신맛은 근육의 수축력을 높여주고 방광의 조절능력을 향상시켜 어린이의 야뇨증과 노인의 요실금 증상에 탁월한 효능을 발휘함은 물론 동맥경화에도 효과가 좋아 건강식품으로 크게 각광받고 있다. 축제기간 중에는 산수유로 만든 차와 막걸리 등 먹거리도 함께 즐길 수 있다.
<축제장 찾아가는 길>
중부고속도로 서이천IC~3번국도~ 이천 신둔면 남정사거리 ~ 경사리 산수유마을~ 도립리~송말리코스와 영동고속도로 덕평IC~42번 국도 ~ 이천시내 ~ 이포대교방면 70번 지방도 ~백사면 현방리 ~ 반룡송 ~ 송말리 산수유 마을 코스가 잘 알려져 있다.
※ 기타 문의 : 산수유꽃축제추진위원회 ☎031-633-0100 (http://www.2104sansooyou.com)
이천 김효경 기자
http://www.joongboonews.com/news/144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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