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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재봉 기자 |
쌍용자동차 노조원들이 농성에 들어 간지 77일 만에 항복에 가까운 협상내용을 받아들이면서 노사간 타협은 끝이 났다.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노조가 중요하지만 이번처럼 회사가 고사 직전까지 가면서 노사간의 극한 대립을 보이는 것은 그동안 쌓아온 회사의 신뢰도를 땅에 떨어뜨리는 것이고, 회복의 기회도 쉽지 않다.
이번 쌍용차 사태를 보면서 그간 강성 노조 때문에 회사를 못해 먹겠다는 사장들이 하나 둘이 아니었고, 그들의 심정이 어떠했는지를 새삼 느끼게 됐다.
모두가 회사를 살리고 발전시키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 그러나 경영을 하는 경영자의 판단과 일하는 근로자의 시각이 언제나 같을 수는 없다.
경영자는 회사운영의 전반에 대해 평가하고, 점검해야 하지만 현장에서 일을 하는 근로자들은 우수한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그 본래의 역할이다.
최근 들어 특히 노조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노조가 중간 역할을 원활하게 해야 좋은데 이번과 같이 노사간 극과 극을 달리면 피해는 노사에 고스란히 안겨진다.
이렇게 긴 노사간 농성을 놓고도 노사만을 탓할 일도 아니다. 사회적 성숙한 분위기도 조성돼야 할 것 같다. 강경투쟁과 강경진압이 우리 사회를 지탱하고 있다.
노사 대립이 발생하고 농성에 들어가면 77일 동안이나 긴 시간을 끌지 말고 곧 바로 진압해서 매듭을 짓는 것도 지역경제를 위해서라도 현명하다.
마음만 먹으면 이번 쌍용차 같은 악조건에서도 진압개시 5분 만에 일부 공장들을 점령하지 않았는가?
그러나 이 같은 분위기는 바람직하지 않다. 노조원도 회사도 또 경찰도 원하지 않는 형태다. 서로 상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에도 문제가 생겨 책임 추궁을 당하고, 부상자도 발생하고, 진압도 점점 어려워지고...
경찰이 법을 지켜가며 법의 테두리에서 진압하려고 하기 때문에 77일간의 농성이 이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쌍용차 노조가 끝까지 버티지 못하고 손들고 나온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노조가 농성으로 모든 것으로 해결하려는 옛 생각을 버리지 않는 한 이 나라에 진정한 노조의 발전은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현명한 노조는 요즘 같으면 오히려 제품을 들고 나가 소비자들에게 하나라도 더 파는 것이다. 그런 노조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투쟁만이 해결이 아니라 흘러가는 흐름을 파악해 현명하게 대처하는 자세를 가졌으면 한다. 대화와 타협이 민주주의의 가장 향기로운 열매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최재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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