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03건 민원 중 왜 이 5곳만?···추미애 지사, '경기편하G버스' 선정 기준은 안갯속
- 9개 시·군 10개 후보노선 검토했다는데 탈락한 5개 노선은 비공개
- "투명한 행정이라면 평가기준·접수 건수·탈락 사유까지 공개해야"
- 민주당 단체장 출신 4곳 선정···의왕 노선 역시 옛날 추미애 지사 측근
 |
| ▲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성남시 판교역 동편 정류소에서 경기편하G버스 신규 노선 5개 확대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경기도는 도민 제안 1,503건과 9개 시·군 10개 후보노선을 검토했다고 밝혔지만, 최종 선정된 5개 노선 외 후보노선과 평가기준은 공개하지 않아 선정 과정의 투명성을 둘러싼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사진제공=경기도> |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민선 9기 첫 교통공약으로 '경기편하G버스' 확대를 발표했다.
도민 제안을 받아 출퇴근 불편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발표 내용을 들여다보면 의문점을 남기고 있다.
도민 제안한 노선 의견은 1,503건을 접수했다면서 왜 최종 선정된 5개 노선만 공개했을까.
5개 노선을 살펴보면 화성 2곳, 평택 1곳, 양주 1곳, 의왕 1곳으로 되어있다. 정치적으로 살펴보면 화성, 평택, 양주는 더불어민주당 당선인 쪽으로 보면 이해하기 쉽고, 의왕은 현재 국민의힘으로 되어있지만 예전으로 올라가보면 민주당 라인으로 볼 수가 있다. 더 구체적으로 보면 추미애 지사는 2014년 김성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한 전례가 있다.
 |
| ▲ 2014년 5월 18일 오후 경기 의왕시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새정치민주연합 김성제 후보(전 의왕시장) 선거 사무실 개소식에 추미애 지사가 당시 자리를 함께하고 있는 모습 |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서 경기도는 지난 20일 경기편하G버스 신규 노선 5개를 발표했다.
신설 노선은 ▲평택 화양지구~서울 교대역 ▲양주 회천·옥정신도시~서울 강변역 ▲화성 동탄~판교2테크노밸리 ▲화성 병점~판교2테크노밸리 ▲의왕 내손동~성남 서현역 등이다.
추미애 지사는 "경기준비위원회에 접수된 제안을 하나하나 살펴 주민 수요가 높고 노선 신설이 시급한 지역을 우선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하루 84회 운행하는 경기편하G버스를 올해 92회, 2027년 122회, 2028년 152회를 거쳐 2030년에는 하루 184회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정책 방향에는 공감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하지만 선정 과정은 아직도 베일에 싸여 있다.
경기도 발표에 따르면 경기준비위원회는 지난 6월 23일부터 28일까지 도민 제안을 접수했고, 불과 6일 동안 모두 1,503건의 노선 제안이 접수됐다.
이후 경기도는 시·군 긴급 수요조사를 실시했고 9개 시·군 10개 후보노선을 검토한 뒤 최종 4개 시·군 5개 노선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궁금증이 시작된다.
탈락한 나머지 5개 후보노선은 어디일까.
 |
| ▲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경기편하G버스 운영 현황과 신규 노선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경기도는 "주민 수요가 높고 노선 신설이 시급한 지역"을 선정했다고 밝혔지만, 탈락한 후보노선과 노선별 접수 건수, 평가자료는 공개되지 않아 객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제공=경기도> |
경기도는 공개하지 않았다.
도민들이 가장 많이 요구한 노선이 무엇인지도 공개되지 않았다.
노선별 접수 건수도 알 수 없다.
평가기준도 발표되지 않았다.
경제성 평가를 했는지, 이용수요를 어떻게 분석했는지, 서울시 협의 여부가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도 공개되지 않았다.
경기도는 "주민들의 수요가 높고 노선 신설이 시급한 지역"이라고만 설명했다.
그러나 어떤 기준으로 '시급성'을 판단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
현재까지 경기도가 공식적으로 공개한 자료에는 탈락한 5개 후보노선의 명칭조차 포함돼 있지 않다.
지역별 교통 민원을 보면 아쉬움을 토로하는 주민들도 적지 않다.
수원에서는 영통·매교역과 강남을 연결하는 광역노선 확대 요구가 꾸준히 제기돼 왔고, 광교에서 서울역을 연결하는 노선도 지속적인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용인 기흥·동백지역 역시 강남 직행 노선 증설 요구가 계속되고 있으며, 김포 한강신도시와 시흥 배곧신도시에서도 서울과 판교를 연결하는 광역노선 신설 요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다만 이들 노선이 이번 후보군에 실제 포함됐는지 여부는 경기도가 공개하지 않아 확인되지 않는다.
교통정책 전문가들은 선정 자체보다 선정 과정의 투명성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한 교통정책 전문가는 "대규모 교통사업은 결과보다 과정에 대한 신뢰가 중요하다"며 "도민 제안을 정책에 반영했다면 제안 건수와 평가기준, 탈락 사유까지 공개해야 불필요한 논란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수원시에 거주하는 A씨는 "우리 지역도 출퇴근 시간이 너무 길어 버스 신설을 계속 요구했는데 선정 기준을 알 수 없어 아쉽다"며 "어떤 지역이 왜 선정됐는지 공개하면 납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용인시에 거주하는 B씨도 "결과만 발표하지 말고 후보노선과 평가 결과를 함께 공개해야 다른 지역 주민들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이번 발표에서 "도민 중심 행정"을 강조했다.
도민 중심 행정이라면 결과뿐 아니라 선정 과정도 도민에게 설명할 책임이 있다.
특히 1,503건의 제안이 접수된 만큼, 어느 지역에서 얼마나 많은 민원이 있었는지, 후보노선은 무엇이었는지, 왜 탈락했는지까지 공개하는 것이 행정의 투명성을 높이는 길이다.
이에 따라 중부뉴스는 경기도 버스정책과를 상대로 ▲1,503건 제안 노선 현황 ▲9개 시·군 10개 후보노선 명단 ▲탈락한 5개 노선 ▲노선별 접수 건수 ▲평가기준 ▲평가점수 ▲서울시 협의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한 정보공개를 청구할 예정이다.
도민이 제안한 정책이라면, 그 제안이 어떤 과정을 거쳐 선택되고 제외됐는지까지 공개될 때 비로소 '도민 중심 행정'이라는 말에 설득력이 더해질 것이다.
[중부뉴스] 권중섭 대표기자
<저작권자 중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