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지원청 “문화·관광·복지시설 운영하려면 화성시 협조 필수”
- 화성시 “활용계획 수립 권한과 책임은 교육청에 있어”
- 주민 실무협의체 구성 요구에도 양 기관 구체적 추진계획 없어
- 폐교 10여 년째 활용방안 제자리…“협의하겠다”는 답변만 되풀이
- 주민들, “누가 먼저 나설지 따질 때인가…기관장이 직접 협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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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년 넘게 활용방안을 찾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는 화성특례시 제부도 제부분교. 화성오산교육지원청은 문화·관광·복지시설 활용을 위해 “화성시의 협조가 필수적”이라고 밝힌 반면, 화성시는 “구체적인 활용계획 수립의 권한과 책임은 교육청에 있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주민들은 양 기관이 책임을 미루기보다 공동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조속히 활용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사진제공=중부뉴스 AI생성 이미지> |
화성특례시 제부도에 위치한 제부분교가 폐교된 지 10여 년이 지나도록 구체적인 활용방안을 찾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는 가운데, 주민들의 지속적인 활용 요구에도 화성오산교육지원청과 화성특례시가 서로 상대 기관의 역할을 강조하는 답변을 내놓으면서 책임 떠넘기기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국민신문고를 통해 확인된 양 기관의 공식 답변을 비교하면 제부분교 활용을 위해서는 서로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공감하면서도 정작 어느 기관이 먼저 나서 협의체를 구성하고 사업을 추진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중부뉴스는 지난 7월 28일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잘할까?…못할까?’라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10년 넘게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제부분교 문제를 지적했다.
제부분교는 제부도라는 수도권 대표 해양관광지에 위치하고 있음에도 장기간 활용되지 못하면서 건물과 시설의 노후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에 지역 주민들은 단순히 폐교를 보존하는 수준을 넘어 미술전시장과 공연장, 체육시설, 여름철 수영장과 물놀이시설, 어린이·가족 놀이공간, 주민복지시설, 관광객 문화·체험시설 등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해 달라고 요구해 왔다.
■ 교육지원청 “화성시 협조가 필수적”
주민들의 요구가 계속되자 지난 7월 28일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을 수신인으로 국민신문고 민원이 접수됐다.
민원인은 제부분교 활용 기본계획 수립을 비롯해 화성특례시와 공동 활용방안 협의, 주민 의견수렴, 문화·관광·주민복지 기능을 갖춘 복합시설 조성 검토와 추진 일정 공개 등을 요구했다.
이에 화성오산교육지원청은 8월 5일 공식 답변을 내놨다.
교육지원청은 “제부분교장 활용을 위하여 폐교 시부터 시설 자체 활용, 경기도교육청 소속 기관 유치, 학교시설 복합화 등 다양한 방면으로 활용 방안을 검토해 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러 기관과의 다양한 협의와 검토 과정을 거쳤으나 아직 제부분교의 활용 방안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그 다음 답변이다.
교육지원청은 “민원인께서 요청하신 문화, 관광, 복지시설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화성시의 협조가 필수적인 사항”이라며 “화성시와 지속적으로 협의하며 제부분교의 구체적인 활용방안을 마련하고 의견수렴 등을 실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제부분교가 그 가치에 맞게 활용될 수 있도록 지금도 계속 노력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결국 교육지원청의 답변대로라면 주민들이 요구하는 문화·관광·복지 복합공간 조성을 위해 화성특례시와의 협의가 사실상 핵심적인 전제조건인 셈이다.
■ 주민 “그렇다면 실무협의체부터 만들자”
이에 민원인은 교육지원청의 답변을 근거로 이번에는 화성특례시에 공식적인 협의를 요청했다.
지난 8월 14일 화성특례시장을 수신인으로 ‘장기간 방치된 제부분교 활용계획 수립 및 민·관·교육기관 실무협의체 구성 요청’이라는 국민신문고 민원을 제기한 것이다.
요구사항도 구체적이었다.
제부분교 활용사업을 검토할 화성특례시 주관부서 지정, 화성오산교육지원청과의 공식 협의 착수, 화성특례시·교육지원청·제부리 주민대표가 참여하는 실무협의체 구성, 제부분교 현장에서 관계기관과 주민이 참여하는 현장회의 개최 등을 요구했다.
또 문화·관광·복지·체육 기능을 갖춘 복합공간 조성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교육지원청 소유 폐교재산의 사용허가·대부 등 가능한 활용방식을 협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사업 추진이 가능할 경우 리모델링과 시설 조성에 필요한 중장기 사업계획과 예산 확보방안까지 검토해 달라고 했다.
즉 교육지원청이 “화성시의 협조가 필수적”이라고 밝힌 만큼 이제 양 기관이 실제 협상 테이블에 앉아달라는 요구였다.
■ 그런데 화성시는 “권한과 책임은 교육청”
그러나 8월 25일 화성시 교육체육국 교육지원과가 내놓은 답변은 교육지원청 답변과 미묘한 온도차를 보였다.
화성시는 “제부분교의 부지 및 건물은 우리 시 소유가 아닌 관할 교육청(화성오산교육지원청) 소유의 재산”이라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폐교 재산의 매각, 대부, 자체활용 등 구체적 활용계획 수립의 권한과 책임은 교육청에 있음을 안내해 드린다”고 선을 그었다.
또 현재 교육청의 기본계획 등 사업이 구체화되기 전 단계이기 때문에 화성시 주관부서를 지정하기에도 어려움이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향후 해당 사업이 구체화되고 우리 시의 역할이 명확해지는 시점에 관련 부서를 지정하여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화성시는 다만 “향후 교육청 주도로 제부분교 활용에 대한 계획이 구체화되고 우리 시로 협력이 요청될 경우 지역 주민들의 의견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교육청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 교육지원청은 “화성시 협조 필수”…화성시는 “교육청이 먼저”
결국 양 기관의 답변을 나란히 놓으면 주민들 입장에서는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 만들어진다.
화성오산교육지원청은 문화·관광·복지시설을 운영하려면 “화성시의 협조가 필수적”이라며 화성시와 지속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화성시는 제부분교가 교육청 소유 재산인 만큼 “구체적 활용계획 수립의 권한과 책임은 교육청에 있다”며 교육청의 계획이 먼저 구체화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쉽게 말해 교육지원청은 “화성시와 협의가 필요하다”고 하고, 화성시는 “교육청이 먼저 계획을 세우면 협조하겠다”고 답변한 셈이다.
그 사이 제부분교는 또다시 그대로 남아 있다.
그렇다면 묻지 않을 수 없다.
교육지원청은 화성시의 협조가 필수라고 하고, 화성시는 교육청이 먼저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한다면 도대체 누가 먼저 협의 테이블을 만들 것인가.
더욱이 주민들이 아예 화성특례시와 화성오산교육지원청, 주민대표가 참여하는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달라고 구체적으로 제안했는데도 양 기관 모두 협의체 구성 시기나 첫 회의 일정 등에 대해서는 명확한 계획을 제시하지 않았다.
■ “여러 기관과 협의했다”…그렇다면 10년간 무엇을 협의했나
교육지원청의 답변에는 또 하나 확인해야 할 대목이 있다.
교육지원청은 “그동안 사업추진을 위하여 여러 기관과의 다양한 협의와 검토 과정을 거쳤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어떤 기관과 언제, 몇 차례 협의를 진행했으며 당시 어떤 활용방안이 논의됐는지, 사업이 추진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10여 년이라는 시간은 단순히 “검토 중”이라는 말만으로 설명하기에는 결코 짧지 않다.
폐교 건물은 시간이 흐른다고 가치가 높아지는 것이 아니다. 활용계획 없이 방치될수록 노후화가 진행되고 향후 보수와 리모델링에 들어갈 비용도 커질 가능성이 있다.
결국 그 부담은 공공재산을 관리하는 행정기관과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 필요한 것은 ‘권한 공방’ 아닌 공동 테이블
물론 제부분교가 교육청 소유 재산인 만큼 재산관리와 활용방안 결정에 교육청의 권한과 책임이 있다는 화성시의 설명 자체가 틀렸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반대로 주민들이 요구하는 문화·관광·복지·체육시설을 실제 운영하려면 지방자치단체인 화성시의 참여와 행·재정적 협력이 필요하다는 교육지원청의 설명 역시 현실적인 측면이 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두 기관의 협의가 필요한 것이다.
누구의 책임이 더 큰지를 따지며 상대 기관의 선행 조치를 기다리는 방식으로는 10년 넘게 풀리지 않은 문제가 앞으로도 해결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교육지원청이 먼저 기본 활용계획을 제시하고 화성시가 관광·문화·복지 분야의 사업성을 검토할 수도 있다.
반대로 양 기관이 처음부터 공동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재산 활용방식과 사업내용, 주민 수요, 예산 분담, 운영주체 등을 동시에 검토하는 방법도 있다.
중요한 것은 어느 기관이 먼저냐가 아니라 실제 협의를 시작하는 것이다.
■ 10년 기다린 주민들…또 얼마나 기다려야 하나
제부도 주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거창한 개발계획만이 아니다.
장기간 방치된 공공 교육재산을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되살리고, 최소한 앞으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관계기관이 한자리에 앉아 논의를 시작해 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공개된 양 기관의 공식 답변에는 실무협의체 구성일도, 현장회의 일정도, 기본계획 수립 시기도 없다.
“협의하겠다”, “계획이 구체화되면 협조하겠다”는 말만 남았다.
제부분교가 폐교된 뒤 이미 10여 년이 흘렀다.
앞으로도 교육지원청은 화성시를 기다리고, 화성시는 교육지원청의 계획을 기다린다면 제부분교의 시계는 또 몇 년을 멈춰 있어야 하는가.
안민석 경기도교육감과 정명근 화성특례시장이 이제는 직접 답해야 할 시점이다.
제부분교를 계속 ‘검토 중인 폐교’로 남겨둘 것인지, 아니면 양 기관이 공식적인 협의 테이블을 만들어 제부도 주민들과 함께 활용방안을 찾을 것인지 말이다.
중부뉴스 카메라출동은 향후 화성오산교육지원청과 화성특례시가 실제 실무협의에 착수하는지, 제부분교 활용 기본계획이 수립되는지 계속 확인할 예정이다.
[중부뉴스 권종섭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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