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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6/09/01  편집부
이장섭 청주시장, ‘4조3천억·97개 공약’ 청사진…재원·30만 도시축 실현 가능성은?

- 민선 9기 ‘메가성장 청주’ 97개 이행과제 발표···총사업비 4조3,493억원

- 전임 민선 8기 88개 과제 이행률 80%·완료율 55.7%···‘완료 49건’ 중 38건은 계속 추진

- 국·도비·민자 확보 여부부터 ‘북서벨트 30만 도시축’ 목표연도·인프라 구축까지 구체적 검증 필요

 


이장섭 청주시장이 민선 9기 시정의 청사진인 ‘97개 이행과제’를 확정하고 ‘메가성장 청주’를 내걸었다.

 

기업과 투자를 유치해 청주의 경제적 체급을 키우고, 이를 통해 확보한 재정 여력을 복지와 돌봄, 문화·체육, 공원, 교통 등에 다시 투자해 시민의 삶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공약 발표에서 제시된 총사업비만 4조3,493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전임 민선 8기에서 시작돼 계속 추진해야 할 사업까지 고려하면 새 시장이 제시한 97개 공약의 실현 가능성과 재원 조달 방안을 보다 면밀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전임 이범석 시장의 민선 8기 공약 이행실적을 살펴보면 ‘공약 이행률’이라는 숫자와 실제 사업 완료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는 점도 확인된다.


■ 전임시장도 88개 과제···이행률 80%지만 순수 완료는 11건

 

민선 8기 이범석 전 청주시장은 40대 공약, 88개 세부 이행과제를 추진했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의 ‘2025년 민선 8기 전국 기초단체장 공약이행 및 정보공개 평가’에서 청주시는 A등급을 받았다. 당시 청주시가 밝힌 공약 이행률은 80%, 완료율은 55.7%였다. 

 

그러나 세부 내용을 보면 88개 과제 가운데 ‘완료’로 집계된 49건에는 ‘이행 후 계속 추진’ 38건이 포함돼 있었다. 이를 단순 계산하면 사업 자체가 끝난 순수 완료 과제는 11건이고, 38건은 공약상 일정 수준의 이행을 인정받았지만 사업은 계속 추진하는 형태였던 셈이다. 당시 정상추진 사업도 36건이었다. 

 

따라서 이행률 80%라는 숫자를 ‘88개 사업의 80%가 완전히 끝났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곤란하다.

 

이 같은 전례는 민선 9기 이장섭 시장의 97개 이행과제를 평가할 때도 단순한 ‘공약 이행률’보다 실제 완료 여부와 시민 체감 성과를 따져봐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 전임시장보다 9개 늘어난 97개 과제···기존 사업 승계는 얼마나?

 

이장섭 시장이 내놓은 민선 9기 이행과제는 97개로 전임 민선 8기의 88개보다 9개 많다.

 

문제는 지방행정이 시장이 바뀌었다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전임 시장 때 착수했지만 완공되지 않은 도로와 도시개발, 신청사, 교통·산업 인프라 등 장기사업은 새로운 시장이 이어받아야 한다.

 

실제로 민선 8기 공약 평가 당시 청주시는 신청사 건립과 충청권 광역철도 청주도심 통과, 각종 민간투자 사업 등을 주요 성과로 제시했지만, 일부는 공약상 성과를 인정받은 것과 별개로 후속 사업이 계속 필요한 성격이다.

 

따라서 민선 9기의 97개 공약 가운데 전임 시정에서 그대로 승계한 사업은 몇 개인지, 수정·확대한 사업은 무엇인지, 순수 신규사업은 몇 개인지를 구분해 공개할 필요가 있다.

 

전임 시장의 계속사업에 필요한 재원과 민선 9기 신규 공약에 필요한 예산을 함께 살펴봐야 청주시가 앞으로 실제 부담해야 할 재정 규모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 4조3,493억원···‘사업비 총액’보다 중요한 것은 확보된 돈

 

민선 9기 97개 공약 이행에 필요한 총사업비는 4조3,493억원으로 추산됐다.

 

청주시는 국비·도비·시비와 민간투자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판단하려면 총액보다 재원의 내용이 중요하다.

 

4조3,493억원 가운데 청주시가 직접 부담해야 할 시비가 얼마인지, 국비와 도비는 얼마나 필요한지, 민간투자는 어느 정도를 전제로 했는지 등을 세분화해서 공개해야 한다.

 

특히 국·도비의 경우 이미 확보된 예산인지, 중앙정부나 충북도와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금액인지, 앞으로 확보하겠다는 목표액인지에 따라 공약의 현실성은 크게 달라진다.

 

민간투자 역시 투자협약이나 사업자가 구체화된 사업과 향후 민간자본 유치를 기대하는 단계의 사업은 구별해야 한다.

 

결국 ‘4조3,493억원 규모의 사업을 하겠다’는 발표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 확보된 재원이 얼마이고 앞으로 얼마를 더 확보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 ‘북서벨트 30만 도시축’···30만명의 근거는 무엇인가

 

민선 9기 3대 핵심 전략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사업은 오송·오창·옥산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연결하는 ‘북서벨트 30만 도시축 조성’이다.

 

오송과 오창을 중심으로 한 산업기반을 옥산까지 연계해 청주의 새로운 성장축을 만들겠다는 구상 자체는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30만’이라는 구체적인 숫자를 정책목표로 내걸었다면 그에 따른 근거도 제시돼야 한다.

 

현재 해당 생활권의 인구가 얼마인지, 30만명까지 얼마나 증가해야 하는지, 목표연도는 언제인지가 우선 명확해야 한다.

 

인구 30만 규모의 생활권을 만들기 위해서는 주택 공급뿐 아니라 일자리와 학교, 병원, 상업·문화시설, 도로·철도·대중교통, 공원, 상하수도 등 도시기반시설 확충도 뒤따라야 한다.

 

따라서 ‘30만 도시축’이 민선 9기 임기 내 달성 목표인지, 수십 년을 내다본 장기 도시계획인지부터 시민들에게 명확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 기업 유치하면 재정 늘어난다?···‘메가성장’ 선순환 구조도 검증해야

 

이장섭 시장이 제시한 ‘메가성장 청주’의 기본 구조는 기업과 투자 유치→지역경제 성장→재정 여력 확대→복지·돌봄·문화·교통 등 시민생활 재투자로 이어진다.

 

전임 민선 8기에서도 SK하이닉스와 LG에너지솔루션 등을 포함해 30조9천억원 규모의 누적 투자유치를 주요 성과로 내세운 바 있다. 

 

그렇다면 민선 9기에서는 한 단계 더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하다.

 

기업·투자 유치를 통해 실제 청주시 세수가 얼마나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는지, 일자리는 얼마나 늘어나는지, 증가한 재정 가운데 얼마를 시민생활 분야에 투입할 것인지 등 측정 가능한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

 

투자유치 ‘금액’이 곧바로 지방세수 증가나 시민 소득 증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 AI 안심돌봄·3특 관광벨트도 ‘성과지표’ 필요

 

두 번째 핵심 전략인 ‘AI 안심돌봄 기준도시 구축’도 구체적인 사업내용이 중요하다.

 

AI를 활용해 어떤 위험을 예방하고 어떤 시민에게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지, 수혜 인원은 몇 명인지, 기존 돌봄서비스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

 

AI 시스템 구축 이후 발생할 유지관리 비용과 개인정보 보호, 오작동에 따른 대응체계도 함께 검토해야 할 부분이다.

 

명암·원도심·문암생태공원 일대를 연계하는 ‘시민체감 3특 관광벨트’ 역시 시설 조성 자체가 목표가 돼서는 안 된다.

 

사업비 대비 관광객 증가와 체류시간, 외지 방문객, 지역상권 소비 증가 등 시민들이 실제 효과를 판단할 수 있는 성과지표가 필요하다.

 

■ ‘공약 이행률’보다 ‘진짜 완료율’ 공개해야

 

전임 민선 8기 사례는 민선 9기 공약 평가에도 중요한 기준을 던진다.

 

2025년 평가에서 청주시의 공약 이행률은 80%, 완료율은 55.7%였지만, 완료로 분류된 49건 가운데 38건은 ‘이행 후 계속 추진’ 사업이었다.

 

따라서 민선 9기에서는 단순히 몇 퍼센트를 이행했다는 수치만 공개하기보다 ‘완전 완료’, ‘이행 후 계속 추진’, ‘정상 추진’, ‘일부 추진·부진’ 등을 시민들이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구분할 필요가 있다.

 

97개 공약 역시 임기 내 완료사업과 임기 내 착수사업, 다음 민선까지 이어질 장기사업을 처음부터 구분해 공개한다면 임기 말 공약 이행률을 둘러싼 논란도 줄일 수 있다.

 

■ “말 아닌 변화와 성과”···97개 약속, 이제 숫자로 증명해야

 

이장섭 시장은 “성장이 시민의 삶을 키우고, 좋아진 삶이 다시 도시를 키우는 것이 ‘메가성장 청주’의 핵심”이라며 “공약을 계획이 아니라 실행으로, 말이 아니라 변화와 성과로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이제 청주시가 답해야 할 것은 보다 구체적이다.

 

4조3,493억원 가운데 실제 확보된 재원은 얼마인지, 시비 부담은 얼마나 되는지, 국·도비와 민간투자는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부터 밝혀야 한다.

 

전임 민선 8기에서 이어받은 계속사업은 몇 개인지, 97개 가운데 순수 신규사업은 몇 개인지, ‘북서벨트 30만 도시축’의 30만명은 언제까지 어떤 방식으로 달성할 것인지도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하다.

 

전임 민선 8기가 88개 세부과제를 추진하고도 임기 후반까지 상당수 계속사업을 남겼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보다 많은 97개 이행과제를 제시한 민선 9기는 더욱 촘촘한 재정계획과 사업 우선순위가 요구된다.

 

4조3천억원대 사업과 97개 약속이 청주의 미래를 바꿀 ‘메가성장’의 실행계획이 될지, 임기 초 거대한 청사진에 머물지는 결국 앞으로 공개되는 재원 확보 실적과 사업별 진척도, 그리고 시민들이 체감하는 결과가 말해줄 것이다.

 

공약 발표는 끝났다. 이제부터는 ‘몇 개를 약속했느냐’가 아니라 ‘몇 개를 실제 끝냈느냐’를 지켜볼 차례다.

 

[중부뉴스] 권중섭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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