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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7/02/12 중부뉴스

“이건희, 아들 건들지 말라?”

삼성 대물림3호(?)이재용... 언론사 띄우기 멈칫

“이건희, 아들 건들지 말라?”

얼마 전 삼성그룹 인사에서 눈여겨 볼만한 것은 이건희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 소식이다.

대를 이어 부를 물려받는 과정에서 초고속 승진가도를 달리고 있는 이재용 전무는 말이 전무지 실질적으론 삼성그룹 대물림의 연속선상에 있는 인물이기 때문에 사회에서는 지속적인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같은 사회적 분위기에 편승해 일부 언론에서 ‘이재용 띄우기’를 시도하려는 등 ‘알아서 충성’ 하고 있음에도 오히려 부친인 이건희 회장 측에서 극히 반발, 이재용 띄우기는 물밑으로 가라앉고 말았다.

“초반부터 너무 띄우면 한마디로 버릇이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이 이 회장 측의 판단일 것으로 재계 및 언론에서는 추측하고 있다.

사회적 분위기가 이러니 삼성그룹 내에서는 유일한 후계자에 대해 배려를 하지 않을 수가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보니 말이 전무지, 실질적인 삼성 부회장이나 마찬가지다. 과거 전제정치시절도 아니지만 형제간 유혈참극의 가능성도 없는 오로지 당당하고 유일한 차기 지존 후보인 황태자에 대한 ‘충성세력’은 차고 넘치지 않겠는가.

원점으로 돌아와서 문제는 이제 정부의 무기력한 태도다.

삼성이 이재용 전무를 체계적 발판을 밟고 올라온 것처럼 시간을 두고 승진에 승진을 거듭시켜가는 것처럼 정부도 삼성에 대해 체계적 절차를 밟아 잘못을 짚고 넘어가야 하지 않는가...

삼성이 대한민국 경제의 중추역할을 해온 부분은 인정해야 되겠지만 그렇다고 잘못을 덮어주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방대한 기업의 규모 앞에, 물량공세 앞에 손을 제대로 못쓰고 정부가 맥을 못추는 것이 맞는가.

흔히 좋은게 좋다는 식으로 넘어가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사법부는 5년내 질질 끌려 다닐 것이 아니라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 건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비대해진 삼성을 제대로 건들지 못하는 정부와 달리 사법기관인 법원은 모든 잣대를 법에 맞춰야 하는데도 삼성은 성역으로 남겨두고 있다.

사태가 이 정도에 이르고 보면 국민들은 정부 위에 삼성이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이건희 회장이 ‘아들을 띄우지 말라’는 것처럼 “정부도 삼성을 너무 띄우지 말라”고 경고하고 싶다. 정부의, 즉 권력의 질서 앞에 법원은 아주 철저히 그 질서를 따르고 있다. 지금까지는 법보다 권력을 따르는 듯한 분위기다.

이럴 때일수록 사법부의 차가운 저울이 필요하다. 냉정한 판단으로 삼성의 이건희 회장 소환조사 등 사법처리 수순을 밟아야 한다.

정부가 기업의 눈치를 보는 나라는 문제가 있다. 기업이 정부의 눈치를 보는 나라가 우리나라다. 그런데 유독 삼성만은 정부의 위에 군림하는 것 같다. 바른 사회를 기대한다.

중부뉴스 권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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