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사 신문협회 난립 속 기준 부재···독자·광고주 혼란 가중
- 보도자료 전재에 의존하는 ‘유사 언론’ 증가···지역언론 신뢰 추락
- 부수·영향력 과장 홍보 여전···투명한 검증 시스템 구축 요구
- 문화체육관광부, “다양한 여론과 현장 의견으로 언론 환경 개선 정책 반영”
지역 언론 환경이 갈수록 혼탁해지고 있다. 공개적으로 운영되며 자체 기사 생산을 이어가는 언론사가 있는 반면, 운영 실체조차 불분명한 언론사들도 적지 않게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신문협회’라는 이름을 내건 단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언론 생태계 전반의 신뢰를 흔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는 이러한 협회들이 명확한 기준 없이 운영되거나, 단순히 이름만 바꾼 유사 단체 형태로 난립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국’, ‘연합’, ‘중앙’ 등 그럴듯한 수식어를 붙이고 있지만, 실제로는 회원사 관리나 검증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로 인해 독자와 광고주는 물론, 같은 언론계 내부에서도 어떤 협회가 공신력을 갖추고 있는지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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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은 없고 기사도 없는 ‘유령 언론사’…형식만 갖춘 채 돌아가는 지역 매체의 민낯 |
더 큰 문제는 일부 언론사가 사실상 ‘언론’을 가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역 언론을 표방하면서도 자체 취재나 기사 생산 없이 지방자치단체의 보도자료를 그대로 옮겨 싣는 수준에 머무르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매체들은 지역 현안을 감시하거나 공론장을 형성하는 기능 대신, 지자체 홍보를 확대 재생산하는 역할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신문협회’ 역시 본래의 취지를 잃어가고 있다. 일반 시민들이 보기에는 마치 지역 언론사 전체가 협회에 가입한 것으로 오해를 살 수가 있다.
협회가 언론사의 질적 수준을 관리하고 공정한 기준을 제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외형적인 규모나 회원 수를 내세우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협회는 자체 기준을 내세워 일반 언론사 가입을 제한한다고 하지만, 그 기준이 무엇인지조차 명확히 공개되지 않아 또 다른 불투명성을 낳고 있다.
한국ABC협회 역시 완전한 대안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ABC협회에 가입한 언론사는 발행 부수 등 일정 수준의 정보 공개가 이뤄지지만, 비가입 언론사는 구독자 수나 재정 상태를 확인할 방법이 사실상 없다.
이 틈을 이용해 근거 없는 ‘지역 최대 구독률’이나 ‘최다 발행 부수’를 내세우는 홍보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를 검증할 장치는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미디어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면서 종이신문의 영향력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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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수는 많다더니 손도 안 간다…쌓여가는 무료신문” |
대부분의 뉴스는 이미 인터넷과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소비되고 있으며, 지면 신문은 사후 정리 수준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일부 언론사와 협회는 과거의 기준에 머문 채 ‘부수’와 ‘영향력’을 강조하며 광고주를 현혹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결국 문제의 핵심은 ‘무엇을 기준으로 언론을 평가할 것인가’에 있다.
현재처럼 협회별 기준이 제각각이고, 정보 공개 수준도 천차만별인 상황에서는 일반 독자는 물론 광고주조차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 이는 결국 언론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최소한의 공통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단순 발행 부수나 협회 가입 여부가 아니라 ▲실제 기사 생산량 ▲자체 취재 비율 ▲정보 공개 수준 ▲광고와 기사 분리 여부 등 보다 본질적인 요소를 중심으로 언론을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신문협회 역시 단일 체계 또는 공통 기준 아래 재편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사 생산’이다. 언론이란 사실을 취재하고, 이를 바탕으로 공익적 정보를 전달하는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단순히 보도자료를 반복하거나 홍보성 콘텐츠에 의존하는 매체는 언론의 외형만 갖췄을 뿐, 본질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지역 언론이 진정한 역할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협회 중심의 외형 경쟁에서 벗어나, 콘텐츠의 질과 투명성을 중심으로 한 구조 개편이 불가피하다.
그렇지 않다면 ‘신문협회’라는 이름 아래 가짜 영향력과 과장된 수치만 난무하는 왜곡된 언론 생태계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문화체육관광부에 제도 개선 가능성을 문의한 결과, 현행 법 체계상 명칭 사용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는 쉽지 않다는 입장이 확인됐다.
문체부는 “「문화체육관광부 및 국가유산청 소관 비영리법인의 설립 및 감독에 관한 규칙」 제4조제1항제1호는 비영리법인의 설립허가 시 ‘다른 법인과 동일한 명칭이 아닐 것’을 규정하고 있을 뿐, 그 외 명칭 사용과 관련한 별도의 제한은 없다”고 밝혔다.
또한 “현행 법상 근거가 없는 명칭 규제나 표시 의무화, 특히 언론과 같은 특정 분야 법인에 대한 별도 제한은 헌법상 결사의 자유 및 언론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 등 충분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문체부는 “향후 다양한 여론과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언론 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결국 제도적 규제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언론 스스로의 자정 노력과 함께 투명한 기준 마련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가짜 영향력’ 논란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역 언론이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외형이 아닌 콘텐츠와 공공성 중심으로 구조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힘을 얻고 있다.
[중부뉴스] 권중섭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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