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화의 보물은 이미 있다···관광은 개발보다 '발굴과 활용'이 먼저다"
- 경제자유구역·영종~강화 연륙교도 중요···지역 고유 역사·문화자원 관광콘텐츠화 시급
- 마니산·권율 장군·순무 등 강화만의 브랜드 자산, 관광상품화는 여전히 개발할 과제
- "관광객은 시설보다 특징을 살펴본다"···체류형 관광은 지역 고유 콘텐츠에서 시작
 |
| ▲ 박용철 강화군수. 경제자유구역 지정과 광역교통망 구축이 추진되는 가운데, 마니산과 역사·문화자원, 농특산품 등 강화만의 고유 자산을 활용한 체류형 관광 콘텐츠 개발과 민간 전문성을 접목한 관광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강화군이 지금 당장 추진할 수 있는 과제는 무엇일까.
답은 멀리 있지 않다.
강화군은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하나다. 그럴수록 대규모 개발사업만 바라보기보다 지역이 가진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관광 사업에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관광은 행정이 모든 것을 주도한다고 성공하는 산업이 아니다. 관광 분야는 민간 전문가가 시장 흐름과 관광 수요를 분석해 콘텐츠와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행정은 제도와 기반시설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맡을 때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강화군 선원면에 도래미마을이 있다. 이곳은 농촌 체험과 자연환경, 숙박시설까지 갖춘 지역 문화를 연계한 체류형 관광지로 발전할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관광사업이란 것이 성공하려면 새로운 관광시설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강화만이 가진 특색 있는 역사와 문화, 자연자원을 관광 콘텐츠로 연결하는 발상이 필요하다.
마니산은 단군신화와 참성단, 개천문화 등 우리 민족의 역사와 정신을 상징하는 문화유산을 간직한 명산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처럼 역사성과 상징성을 모두 갖춘 관광자원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관광 콘텐츠로 활용하는 노력은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氣)운과 연관성이 떠오르는 곳이 있다.
최근 관악산이 MZ세대를 중심으로 명산을 찾아 기운을 받거나 소원을 비는 이른바 '기(氣) 관광'이 새로운 관광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관악산은 일부 역술 콘텐츠와 SNS를 계기로 관악산을 찾아 '좋은 기운을 받으러 간다'는 젊은 층의 방문 후기가 이어지면서, 단순한 등산을 넘어 상징성과 이야기를 체험하는 관광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그런데 마니산은 예로부터 '기(氣)의 명산'으로 알려져 왔다. 정상인 참성단 일대에서 특별한 기운을 느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널리 전해지며, 미 우주항공이 지구를 내려다보며 촬영한 사진에서 기(氣)가 솟아오르는 듯한 이상 현상을 발견했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지구로 내려와 조사한 결과 강화도 마니산 정상에서 그 기(氣)운이 확인됐다는 것을 증명해 주고 있다.
이러한 역사성과 상징성을 현대적인 스토리텔링으로 재해석해 명상 프로그램과 일출 체험, 힐링 프로그램, 역사문화 해설 등과 연계한다면 MZ세대를 비롯한 다양한 관광객이 찾는 체류형 관광지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관광의 흐름은 이미 바뀌고 있다. 관광객은 단순히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지역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이야기와 의미를 찾는다. 마니산 역시 이러한 관광 트렌드에 맞춰 역사와 문화, 자연을 함께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역사 인물 콘텐츠도 마찬가지다.
취재 과정에서 강화군 관계자에게 "강화를 대표하는 역사적 인물이 누구냐"고 질문했지만, 명확한 답변을 듣기는 쉽지 않았다.
강화에는 임진왜란의 명장으로 알려진 권율 장군 출생지로 알려지고 있다.
권율 장군 역시 단순히 전쟁에서 승리한 장수로 소개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당시의 전황을 분석하는 용병술 전략으로 위기를 현대인들이 살아가는데 있어 극복할 수 있는 과정까지 함께 조명한다면 역사교육과 관광 콘텐츠를 결합한 새로운 스토리로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 수가 있다.
이와 관련해 취재진이 권율 장군 관련 역사자원 활용 방안을 제안하며 민원을 제기하자, 강화군은 전문가 의견 등을 반영해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뒤늦게 밝혔다.
강화군은 역사 인물의 출생지와 활동 이력은 충분한 사료 검토와 전문가 고증을 거쳐야 한다고 밝히면서, 다만 지역 고유의 역사와 인물을 관광자원으로 발굴하고 활용하려는 노력은 더욱 확대될 필요성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관광은 거대한 시설 하나만으로 성공하는 산업이 아니다.
지역의 역사와 문화, 인물, 먹거리, 특산품, 자연경관이 하나의 컨셉으로 연결될 때 비로소 관광 경쟁력이 살아날 수가 있다.
이뿐만 아니라 강화에는 순무와 순무 가공식품을 비롯해 지역 농특산물, 문화유산, 갯벌과 자연경관 등 이미 활용 가능한 관광자원이 풍부하다.
이들 자원을 체험 프로그램과 축제, 관광코스, 기념상품사업으로 연계한다면 관광객의 체류시간을 늘리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관광개발 전문가 A씨는 "대형 SOC 사업은 지역 발전의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지만, 관광객을 실제로 머물게 하는 것은 지역만의 콘텐츠"라며 "강화는 마니산과 고려문화, 갯벌, 농특산물, 역사 인물 등 다른 지역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자산을 갖고 있다. 이를 스토리텔링과 체험 프로그램으로 연결할 때 관광 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광은 행정이 모든 것을 직접 만드는 방식보다 민간 전문가와 지역 주민이 콘텐츠를 기획하고, 행정은 이를 지원하는 구조가 훨씬 효과적"이라며 "민간의 창의성과 행정의 지원이 결합될 때 지속 가능한 관광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화군에 거주하는 B씨는 "강화에는 자랑할 것이 정말 많은데 정작 주민들도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새로운 시설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 관광자원을 체계적으로 알리고 관광객이 하루 더 머물 수 있는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C씨는 "강화를 찾는 관광객 대부분이 당일 일정으로 돌아간다"며 "마니산과 고려문화, 농특산품, 농촌 체험마을 등을 하나로 연결한 체험형 관광코스가 활성화된다면 지역 상권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경제자유구역과 영종~강화 연륙교는 강화의 미래 성장 기반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도로와 교량이 관광객을 강화까지 데려올 수는 있어도, 관광객을 머물게 하는 것은 결국 강화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다.
관광객은 단순히 새로운 건물을 보기 위해 지역을 찾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이야기와 문화, 먹거리와 체험을 경험하기 위해 방문한다.
강화에는 이미 그 이야기가 존재한다.
이제 필요한 것은 새로운 자원을 계속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자원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이를 관광과 지역경제로 연결하는 일이다. 또한 행정이 모든 것을 직접 주도하기보다 민간 전문가와 지역 주민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관광의 성공은 대형 개발사업의 규모가 아니라, 강화가 이미 갖고 있는 보물을 얼마나 창의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중부뉴스] 권중섭 대표기자
<저작권자 중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