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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6/11/04  편집부
‘선박왕’ 권혁 3,938억원 체납···국세청, 핵심 질의엔 답하지 않았다

- 해외 선박 5척 담보 ‘첫 사례’ 인정하면서 법적 근거·실행방안 설명 빠져

- “압류·공매 등 강제징수 진행 중”···납부계획의 법적 성격은 답변 안 해

- 일반 체납자도 같은 방식 가능한지 물었지만 “고액체납자 엄정 대응”

- 감사원 사전컨설팅 병행···해외 선박 담보 적정성도 아직 평가 절차 중

 

▲ 권혁 시도그룹 회장의 3,938억원 체납과 관련, 국세청이 해외 선박 담보의 법적 근거와 일반 체납자와의 형평성 등에 명확히 답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제공=중부뉴스 AI 제작 이미지>

 

이른바 ‘선박왕’으로 알려진 권혁 시도그룹 회장의 3,938억원 규모 체납세금 납부 문제와 관련해 국세청이 해외 소재 선박을 담보로 제공받은 첫 사례라고 공식 확인했다. 그러나 납부계획의 법적 성격과 해외 선박을 체납세금 담보로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법적 근거, 일반 체납자에게도 동일한 방식이 적용되는지 등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중부뉴스는 지난 10월 8일 국민신문고를 통해 국세청에 ‘권혁 시도그룹 회장 개인 체납액 3,938억원의 세액 구성·분할납부·해외 선박 담보 제공 및 특혜·형평성 여부’와 관련해 총 15개 항목을 질의했다.

 

국세청 징세법무국 체납분석과는 지난 10월 28일 공식 답변을 보내왔다. 국세청은 “개별 납세자의 과세정보에 해당하는 부분은 국세기본법 제81조의13 비밀유지 규정에 따라 구체적인 답변이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나 질의 내용에는 권 회장의 개별 과세정보뿐 아니라 체납세금 처리에 적용되는 법률과 행정기준, 일반 체납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제도인지 등을 묻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 국세청 “강제징수 진행 중”···‘납부계획’ 법적 성격은?

국세청은 “현재까지 해당 체납자 재산에 대한 압류·공매 등 강제징수는 다른 체납자와 다름없이 진행 중이며 체납액의 임의 감면·면제 등은 불가능하다”고 답변했다.

 

또 체납 잔액 전액에 대해 권 회장이 납부계획을 제출하고 선박을 담보로 제공했다고 확인했다.

 

문제는 이 ‘납부계획’이 법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다.

 

중부뉴스는 권 회장의 납부계획을 국세청이 받아들인 것이 국세징수법상 강제징수 유예인지, 압류·매각 유예인지, 납부기한 연장인지 또는 다른 제도인지 법적 성격과 근거조항을 밝혀달라고 질의했다.

 

하지만 국세청은 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강제징수를 계속하면서 별도의 자진 납부계획만 제출받은 것인지, 납부계획이 향후 압류·공매 절차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도 답변만으로는 확인하기 어렵다.

 

■ 해외 선박 담보 ‘첫 사례’···법적 근거 설명은 빠져

해외 소재 선박을 담보로 제공받은 과정도 주목된다. 국세청은 “체납 잔액 전액에 대해서는 납부계획 제출과 함께 선박을 담보로 제공하여 현재 담보물의 적정성을 평가하는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납세자 명의로 된 국내 재산이 없어 해외 소재 선박을 담보로 제공한 첫 사례이므로 감사원 사전컨설팅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세청 스스로 해외 선박 담보가 첫 사례임을 확인한 것이다. 그러나 해외에 소재하거나 외국에 등록된 선박을 국세 체납액의 담보로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법률과 규정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향후 납부계획이 이행되지 않을 경우 국세청이 해외 선박 담보권을 실제로 어떻게 실행할 수 있는지, 금융기관의 선순위 담보권이나 선박우선특권 등이 존재할 경우 체납세액을 실질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설명도 빠졌다.

 

■ 담보 적정성 평가 중인데 감사원 사전컨설팅까지···왜?

국세청 답변에 따르면 해외 선박 담보 문제는 아직 최종적인 판단이 내려진 단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은 “담보물의 적정성을 평가하는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명시하면서 감사원 사전컨설팅도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존 법령이나 국세청 내부 규정만으로 해외 선박 담보 문제를 판단하기 어려운 법적·행정적 쟁점이 있는 것인지 의문이 제기된다.

 

또 감사원 사전컨설팅 결과에 따라 담보 인정 여부나 향후 체납처분 방식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는지, 현재 해외 선박이 최종적인 담보로 인정된 상태인지 아니면 검토 단계인지도 국세청 답변만으로는 명확하지 않다.

 

■ “일반 국민도 가능한가” 물었더니···“고액체납자 엄정 대응”

일반 체납자와의 형평성에 대한 답변도 핵심 질문을 비껴갔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중부뉴스는 질의 14번을 통해 일반 국민이나 영세사업자도 상당액을 먼저 납부하고 부동산·선박 등 충분한 담보를 제공하면 나머지 체납액을 분할납부하면서 강제매각을 유예받을 수 있는지 물었다.

 

가능하다면 일반 체납자에게 적용되는 동일한 기준과 신청절차도 밝혀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국세청은 “고액·상습체납자에 대해서는 수색·소 제기 등 재산추적조사를 통해 더욱 엄정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일반 체납자가 같은 조건을 제시했을 때 동일하거나 유사한 방식의 납부계획을 인정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직접적인 답변은 없었다.

 

조세행정의 형평성과 특정 고액체납자에 대한 예외적 조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이 부분에 대한 보다 명확한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 7,902억원 전부를 별도로 받는 구조는 아니었다

반면 권 회장 개인 체납액과 관련 법인의 제2차 납세의무가 합쳐져 장부상 체납액이 크게 나타나는 구조에 대해서는 비교적 구체적으로 답변했다.

 

국세청은 “제2차 납세의무는 주된 납세의무에 딸려 있으므로, 주된 납세자가 납부하면 그만큼 줄고 완납하면 소멸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권 회장의 체납액과 관련해 제2차 납세의무로 지정된 체납 역시 권 회장의 체납액이 완납되면 소멸한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장부상 총 7,902억원이 잡혀 있다고 해서 국가가 권 회장의 개인 체납액 3,938억원과 별도로 나머지 금액까지 모두 받아야 하는 구조는 아니라는 취지다.

 

■ ‘개별 과세정보’와 ‘법적 근거’는 구분해야

이번 국세청 답변으로 체납액 임의 감면·면제는 불가능하고 강제징수가 진행 중이라는 점, 해외 선박 담보가 첫 사례이며 현재 적정성 평가와 감사원 사전컨설팅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은 확인됐다.

 

그러나 납부계획의 법적 성격과 해외 선박 담보의 구체적인 법적 근거 및 실행방법, 일반 체납자에게도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는지 등 당초 질의의 핵심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조세행정에서 중요한 것은 체납액 규모만이 아니다. 거액의 세금을 장기간 체납한 사람에게 적용되는 원칙과 일반 국민·영세사업자에게 적용되는 원칙이 동일한지, 예외적인 방식이 적용됐다면 그 근거가 법과 제도에 명확하게 존재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국세청이 이번 사안을 ‘고액체납 특별대응 TF’ 성과로 공개한 만큼 해외 선박 담보라는 첫 사례가 어떤 법적 근거와 행정기준에 따라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보다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특히 개별 납세자의 과세정보를 보호하는 문제와 국세행정에 적용되는 일반적인 법률·행정기준을 공개하는 문제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향후 국세청이 해외 선박 담보의 적정성 평가와 감사원 사전컨설팅을 거쳐 어떤 판단을 내릴지, 일반 체납자와의 형평성 논란에 대해서는 어떤 설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중부뉴스] 권중섭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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