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신문은 ‘오산 소재·포털 등록’ 등 자격요건···행정광고 진입장벽 논란
- 오산시 출입기자 등록 ‘3년 이상’ 요구···신규 출입 언론 사실상 장기간 배제 가능성
- 일간신문과 인터넷신문 서로 다른 소재지 기준···매체 간 형평성도 따져봐야
- 오산시도 제정 당시 예산집행권·언론 자유 침해 우려 제기···재의 요구했던 조례
- 시민 세금으로 집행되는 행정광고···“주소지가 광고 대상 결정하는 잣대 돼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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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산시가 언론관련 예산 집행 대상에 언론사 소재지와 출입기자 등록기간 등의 요건을 두면서 ‘지역언론 보호’가 아닌 ‘언론 줄 세우기’와 신규 언론의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시민 세금으로 집행되는 행정광고에 이 같은 제한을 두는 것이 공정하고 합리적인 기준인지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제공=중부뉴스 AI제작> |
오산특례시가 아닌 오산시를 취재하는 언론사가 오산에 사무실이 없다는 이유로 행정광고 대상에서 제한될 수 있다면 과연 합리적인 기준이라고 볼 수 있을까.
더욱이 오산시를 지속적으로 취재하고 시민의 알권리를 위해 시정을 감시하는 언론이라 하더라도 ‘오산시 출입기자 등록 3년’이라는 기간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행정광고 집행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면 이는 단순한 지역언론 보호를 넘어 새로운 언론사의 진입을 제한하는 장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오산시의 「오산시 언론관련 예산 운용 조례」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해당 조례는 2023년 제정돼 2024년 1월부터 시행됐으며, 오산시가 언론사 등에 언론관련 예산을 집행할 때 적용할 수 있는 대상과 기준 등을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그 기준이다. 조례에 따르면 인터넷신문의 경우 오산시에 본사 또는 주재사무소를 두거나 일정한 포털 뉴스 콘텐츠 등록 요건 등을 충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 홍보매체 정상 운영기간과 오산시 출입기자 등록기간도 각각 3년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결국 오랫동안 정상적으로 운영돼 온 언론사라도 오산시에 새롭게 출입하기 시작했다면 일정 기간 행정광고 집행 대상에 포함되기 어려운 구조가 될 수 있다.
■ ‘어디에 사무실 있느냐’가 언론의 공익성 판단 기준인가
행정광고의 재원은 시민이 낸 세금이다. 따라서 행정광고는 특정 언론사를 지원하거나 언론사를 통제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시민에게 필요한 행정정보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지를 중심으로 집행돼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다.
그런데 언론사의 소재지나 특정 지역의 출입기간이 광고 집행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오산시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해당 언론사의 독자 수나 영향력, 기사 생산량, 오산 관련 보도실적, 시민 정보 전달 능력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반대로 오산에 사무실이 없더라도 오산시정과 오산시의회를 지속적으로 취재하면서 시민에게 관련 정보를 전달하는 언론도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다.
그렇다면 행정광고 집행기준은 ‘언론사 주소지가 어디인가’보다 실제 오산 관련 보도실적과 독자 도달률, 매체 영향력, 기사 생산능력, 공익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방향이 더욱 합리적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 일간신문은 수도권, 인터넷신문은 오산 소재 기준···왜 다른가
매체별 적용기준의 형평성 역시 살펴볼 부분이다. 조례는 일간신문과 주간신문, 인터넷신문, 인터넷방송 등 매체 유형에 따라 서로 다른 소재지 등의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특히 일간신문은 경기·서울·인천 등 비교적 넓은 범위의 본사 소재지를 인정하면서 인터넷신문 등에 대해서는 오산시 본사 또는 주재사무소 등의 지역 요건을 두고 있다.
물론 매체 특성에 따른 차등 기준을 둘 필요성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시민 세금으로 집행되는 행정광고에서 매체 종류에 따라 지역적 진입기준이 크게 달라지는 것이 합리적인지에 대해서는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
■ 가장 논란될 수 있는 ‘출입기자 등록 3년’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오산시 출입기자 등록기간 3년 이상’이라는 조건이다. 전국적으로 오랜 기간 발행돼 온 정상적인 언론사라 하더라도 오산시청에 신규 출입 등록을 했다면 곧바로 이 기준을 충족하기 어렵다.
이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할 경우 새롭게 오산시를 취재하기 시작한 언론사는 상당 기간 행정광고 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이는 기존 출입 언론사에는 유리한 반면 신규 출입 언론사에는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더 나아가 행정을 비판적으로 감시해야 하는 언론을 대상으로 행정기관의 ‘출입등록 기간’ 자체가 광고예산 집행의 자격요건이 되는 것이 적절한지도 따져볼 문제다.
행정광고가 언론사의 취재 태도를 평가하는 수단이 돼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 오산시조차 제정 당시 우려했다
더 주목되는 것은 이 조례가 제정될 당시 오산시 자체에서도 문제를 제기했다는 점이다.
당시 오산시는 조례안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장의 예산 편성·집행권 침해 가능성과 언론 자유 침해 소지 등을 이유로 재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오산시의회에서 다시 의결되면서 결국 조례가 시행됐다. 그렇다면 시행 이후에는 더욱 엄격한 검증이 필요하다.
당시 우려했던 문제가 실제 행정광고 집행 과정에서 발생하고 있지는 않은지, 특정 요건을 충족한 기존 언론사 중심으로 광고시장이 고착화되고 있지는 않은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 ‘지역언론 보호’ 명분만으로 충분한가
지역언론을 보호하고 육성해야 한다는 취지 자체를 부정하기는 어렵다. 지역 현장을 지속적으로 취재하는 언론은 지역사회에 필요한 존재이며 지역언론의 건전한 발전을 지원하는 정책 역시 필요하다.
하지만 ‘지역언론 보호’와 ‘행정광고 집행대상 제한’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지역언론 육성이 필요하다면 별도의 객관적 지원제도를 마련할 수 있다.
반면 시민의 세금으로 집행되는 행정광고는 광고 목적과 효과, 시민 정보 전달 능력 등을 중심으로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집행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특히 소재지와 출입기간을 앞세운 기준이 결과적으로 기존 언론사의 기득권을 보호하고 새로운 언론사의 진입을 차단하는 장치로 작동한다면 조례의 정당성 자체가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 시민 세금으로 집행하는 광고···공정성 입증 책임은 오산시에
결국 핵심은 실제 집행이다. 조례 시행 이후 오산시가 어떤 언론사에 얼마의 광고비를 지급했는지, 오산 소재 언론사와 관외 언론사의 광고비 차이는 어느 정도인지, 출입등록 3년 미만이라는 이유로 광고 대상에서 제외된 언론사가 존재하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특정 언론사 또는 특정 지역 언론에 광고비가 집중됐다고 현재 단계에서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시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행정광고에 이처럼 높은 진입요건을 설정했다면 오산시와 오산시의회 역시 그 기준이 왜 필요하고 공익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시민들에게 설명할 책임이 있다.
언론은 행정을 감시한다. 그 언론을 상대로 행정기관이 집행하는 광고비가 언론의 주소지와 출입기간에 따라 좌우될 수 있는 구조라면 그 기준은 더욱 엄격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
행정광고는 언론을 ‘관리’하는 돈도, 기존 출입 언론의 기득권을 보장하는 돈도 아니다.
시민의 세금이다. 오산시의 언론관련 예산 운용 조례가 진정으로 시민의 알권리와 공정한 행정광고 집행을 위한 제도인지, 아니면 결과적으로 일부 언론만을 위한 높은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는지 이제는 실제 집행내역을 통해 검증할 필요가 있다.
[중부뉴스] 권중섭 기자, 김효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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